8월 10일부터 8월 16일까지 전북의사회에서 캄보디아로 해외의료봉사를 간다는 기사를 보았다. 의료봉사하는 동안 힘들고 수고도 많겠지만, 그래도 보람도 많이 느끼고 마음이 따뜻해져서 돌아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기사를 보면서 2005년 처음 몽골로 해외의료봉사를 갔을 때가 생각이 났다. 처음에는 사명감으로 간 것이 아니라, 친한 안과의사 형이 10년을 해외의료봉사를 나가겠다가 다짐한 걸 보고 얼떨결에 따라나섰다. 당시에 나는 예수병원 외과 스텝으로 임명받은 지 2년 차인 외과 전문의여서 의욕이 매우 많았다. 제일 큰 공구함을 구입하여 국소마취 수술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술기구를 개인적으로 구입하여 준비하였고, 준비 모임도 열심히 참석하였다. 외과 전문의 자부심으로 환자 중에 다치거나 수술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내가 멋지게 치료해 주어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다. 몽골로 가는 비행기의 창문에 비치는 햇빛은 큰일을 하러 가는 나를 응원해주는 희망의 빛인 것 같았다. 몽골에 도착해서 각 팀이 각자의 일들을 척 척 진행하였다. 접수창구를 만들고, 4~5개 진료실을 세팅하고 약국 만들어 운영하였다. 끝없이 밀려오는 환자를 진료하다 보니 좀 지치기도 하였지만, 내 맘에 뭔가 모를 기쁨과 만족감이 가득 찼다. 처음 이곳에 올 때에는 내가 무언가를 이들에게 주기 위해서 왔다고 생각했는데, 거꾸로 나 자신이 기쁨과 만족과 보람을 받고 돌아가는 해외의료봉사였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계속 해외의료봉사를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뒤로 10여 년을 계속 가게 되었다, 매년 가다 보니 팀워크도 점점 잘 맞게 되었고 준비팀, 시설팀, 진료팀, 문화팀, 봉사팀 등 여러 팀이 구성되고 탄탄해졌다. 준비팀은 몇 달 전부터 해외 봉사 장소를 물색하며 참석 단원을 모집하였고, 여러 가지 필요한 일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준비하며 섬기는 팀이었다. 아마 이번 전북의사회 해외의료봉사팀에서도 같이 가지는 못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준비하며 수고하신 분들이 있었을 거다. 문화팀은 한국 무용, 현대 무용, 합창 그리고 페이스페인팅 등의 문화사업을, 진료팀은 의료봉사를, 시설팀은 그 지역의 전기나 건물 보수, 그리고 문화팀과 진료팀의 행사 진행 시에 전기나 방송 작업을 도와주었고, 봉사팀은 음식 준비와 기타 잡일을 맡았다.
필리핀 빈민촌을 자주 가게 되었는데 갈 때마다 매번 새로운 것을 느꼈고, 미리 준비해 놓은 마음의 선물을 받는 것 같았다. 그곳 아이들의 탬버린과 목소리로만 노래하는 모습이 감명 깊었고 눈물을 흘린 적이 몇 번 있었다. 몇 년 동안 일정한 지역을 갔는데 그곳 아이들도 우리 팀이 오는 것을 매년 기대하며 준비하고, 몸과 마음이 조금씩 성장하며 반갑게 맞아 주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봉사란 나만 기쁨과 보람과 만족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매년 의료 봉사를 하면서 약을 주고 진료하는 것도 그들에게 잠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이곳에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피부병이 많기에 깨끗한 식수와 하수도 관리가 더 필요할 것 같았고, 위생 및 간단한 처치에 대한 교육도 중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마을에 똑똑한 아이 몇 명을 짧게라도 기본적인 간호 교육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잠시 멈추게 되었다. 몇 일전 예수병원과 관련된 캄보디아 헤브론 병원에서 간호사 졸업식에 참석한 지인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귀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예수간호대학도 당시에 선교사들이 간호교육이 필요하다 생각하여 시작한 걸로 알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과 여러 가지 일들로 현재 몇 년째 단기 해외의료봉사를 하지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다시 해보고 싶다. 전북의사회뿐 아니라 보이지 않지만, 묵묵히 열심히 봉사하는 귀한 많은 사람들과 단체가 참 존경스럽다.
박영삼<박영삼세이유외과 원장>
출처 : 전북도민일보(http://www.domin.co.kr)
원본기사 링크 : 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36205&sc_section_code=S1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