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에서 생기는 질환 중에 요즘 외래에서 자주 보는 독특하고 신기한 양상을 보이는 ‘아급성 갑상선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40대 중반 여성이 목의 아래쪽, 갑상선이 있는 부분이 갑자기 커지면서 아프다면서 왔다. 전날에 약간의 열감도 있고 통증도 심하여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했다. 혹시 급속도로 진행하는 암이지 않는가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왔다.
갑상선 초음파를 진행하였는데 아픈 부위의 갑상선은 커져 있으며 저에코(어두워져) 소견을 보였고 갑상선 기능검사에서는 항진증 결과가 나왔다. 아급성 갑상선염으로 생각하고 소염제와 진통제 그리고 약간의 스테로이드 약을 처방해 주었다. 그리고 이 증상은 반대편 갑상선으로 옮겨갈 수 있고, 갑상선 기능도 저하증으로 갈 수도 있으며, 적어도 이 증상이 몇 개월은 갈 수 있으니, 약을 잘 복용하며 지켜보자고 설명하고 나서 집으로 보냈다.
지난번 칼럼에서 갑상선에서 생길 수 있는 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했다. 첫 번째는 갑상선에 혹이 있느냐, 없느냐이며, 두 번째는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냐, 저하증이냐로 나뉜다고 했다. 여기에 한 가지 병을 추가한다면 그건 갑상선에서 생기는 염증이다.
염증 하면 보통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그런데 갑상선에서는 급성 갑상선염은 드물다, 왜냐하면 갑상선은 피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다른 기관과 분리되어 있으며, 혈액 공급과 임파선이 풍부하고, 특히 갑상선 호르몬의 원료가 되는 요오드가 항세균 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빨간약으로 알고 있는 포비돈 요오드가 소독제로 사용될 만큼 항세균 작용이 있어 요오드는 균들의 침범을 많이 막고 있다. 반면 만성 갑상선염은 보통 자가면역질환이며 하시모토 갑상선염과 그레이브씨병 등이 있다.
이번에 이야기하는 아급성 갑상선염이 있는데 이름처럼 급성과 만성 사이에 있는 갑상선염이다. 보통 여자에게서 흔하고, 특정한 바이러스 질환(홍역, 볼거리, 독감 등)의 유행에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에 통증, 압통 그리고 열감이 있고, 음식을 씹거나 삼킬 때, 혹은 기침을 하거나 목을 돌릴 때 심해지는 것을 느끼며, 근육통과 피로감 등이 미리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 초음파 검사에서 통증 있는 부위의 갑상선이 커져 있으며, 저에코(정상 갑상선보다 어두워져 보임) 소견을 보이고 있다. 아급성 갑상선염 때에 갑상선 세포의 파괴가 일어나 저장되었던 갑상선 호르몬이 방출되어 처음에는 갑상선 기능항진증 피검사 결과와 증상이 나타난다. 재미있고 신기한 건 이 질병이 3단계로 진행하는 것이다.
대개 처음 1~3개월은 갑상선 기능항진증 증세가 지속하다가 자연히 없어지고, 그리고 이후에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1~3개월 지속되고, 그 뒤에 대부분 자연히 회복되고 재발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서 저하증으로, 그리고 정상으로 롤러코스트처럼 변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또한 환자의 증상이 보통 몇 개월 정도 지속되고, 또 반대편으로 증상이 옮겨 갈 수가 있어 환자에게 약간의 불평도 듣고, 병원을 옮기는 경우도 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런 병은 제일 늦게 본 의사가 명의라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환자에게 이야기한다. 부신피질호르몬(스테이로드) 약을 잘 조절해서 사용하면 환자의 증세를 잘 치료할 수 있다.
박영삼 <박영삼세이유외과 원장>
출처 : 전북도민일보(http://www.domin.co.kr)
원본기사 링크 : 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40273&sc_section_code=S1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