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23년 한 해가 다 지나가고 연말이 되었다. 올 한 해는 나에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제일 큰 변화는 20년 넘게 평생직장처럼 다녔던 예수병원을 퇴사하고 새로운 개인 병원을 시작한 것이었다.
정신없이 생활하다 보니 예수병원을 퇴사한 지 벌써 7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맘에 걸리고 미안한 것은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남겨두고 나온 것이다. 그 환자들에게는 아직도 미안하고 마음이 부담감으로 남아 있다.
개업해서 진료하는 것이 예수병원에서 진료하던 것과 다른 몇 가지가 있었다. 예수병원에서는 외래를 하루 100에서 120명 정도 보았는데 그게 가능했던 것은 외래 보는 날은 외래만 보고, 수술하는 날은 수술만 했고, 여러 검사를 다른 과에서 해주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개업해서는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해야 했다. 외래 진료하면서, 가끔 유방 촬영이 잘 되었는지 확인해야 하고, 초음파를 직접하고, 그리고 필요시에 조직검사를 진행해야 했다. 그리고 잠시 시간 내어서 국소 마취이지만 수술까지 해야 하니 하루 30명 정도의 환자를 진료하는 것도 바쁘고 힘이 드는 것 같았다. 예약시간보다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에게 “죄송합니다. 이곳에서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니라 진료 시간이 많이 늦어졌습니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유방 갑상선 전문 병원이기에 특히 여자 환자들이 많이 오시는데, 모든 검사를 대부분 혼자 진행하다 보니 예수병원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여자들은 자궁, 난소, 호르몬 변화 그리고 유방이 더 있어 남자들에 비해 많은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로 사는 것이 남자로 사는 것에 비해 많이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외래에서 생리 주기와 폐경 여부, 출산 과거력과 모유 수유 여부 등에 대해 물어보는데, 생리 불순, 많은 생리양에 의한 빈혈, 갱년기 증후군, 아랫배 통증과 불임 등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예상외로 많이 받고 있다는 것과 아급성 갑상선염과 유방통도 많이 호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방 촬영은 유방을 압박해서 한쪽 유방 당 두 장씩, 보통 4장을 촬영하는데, 유방을 누르는 압박의 강도가 은근히 강하여, 많은 여자 환자들이 아파하고 유방 촬영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을 알았다. 환자들 중에 유방촬영이 너무 아프고 치밀 유방으로 많이 나오니까 초음파 검사만 하면 안되냐고 묻는 환자들도 많이 있다. 아주 젊은 여자들이나 보형물을 넣은 환자들 같은 경우에는 환자 상태를 보면서 초음파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유방 촬영의 장점은 초음파에서 발견이 어려운 석회화를 확인하는 것이기에 초음파와 같이 하자고 권한다.
유방촬영에서 보름달이나 팝콘처럼 보이는 석회화는 양성 석회화이니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지만, 모래를 뿌려놓은 것 같은 미세석회화가 군집성으로 모여 있으면 약 15%는 0기암이고, 5%는 암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병원 유방 촬영은 그래도 조금 덜 아플 거라고 이야기 하지만 실제를 찍을 때 보면 아파서 얼굴을 찌푸리거나, 심지어 소리를 지르는 경우를 본다.
유방촬영을 하고 초음파실로 와서 보면 세게 눌린 자국이 남아 있다. 그때마다, “아이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많이 아프셨죠? 여자 분들은 이런저런 검사로 고생이 많네요.” 라고 이야기해준다.
그래도 힘들고 아프지만, 정기적인 유방 촬영과 유방 초음파로 여성암 1위인 유방암을 일찍 진단하여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박영삼 <박영삼세이유외과 원장>
출처 : 전북도민일보(http://www.domin.co.kr)
원본기사 링크 : 북 치고 장구 치고 - 전북도민일보 (do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