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유이야기

BREAST & THYROID CLINIC

유방 육아종성 염증

  • 세이유
  • 2024-08-24

예수병원에서 유방외과 과장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육아종성 염증이라는 새로운 병을 접하게 되어 많이 배웠다. 30대 중반의 여성이 좌측 유방 상외측에 단단한 혹이 만져지고 피부가 붉어지면서 통증을 호소하며 방문하였다. 먼저 초음파를 시행하여 보니, 종물은 저에코이며 경계가 좋지는 않았지만 국소적으로 고름 주머니들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인 세균 감염의 의한 급성 유방 염증으로 생각하고 항생제와 소염진통제를 처방하고 5~7일 후 다시 방문하라고 이야기했다. 다음에 오시면 증상도 많이 완화되고 염증이 있는 조직들도 부드러워지며, 고름 주머니도 잘 익어 고여 있으면 초음파를 보면서 주사로 고름을 뽑아내던지, 국소 마취 하에 절개 및 배농술을 시행하면 좋아지겠지 하고 기대를 하였다. 하지만 환자는 증상은 조금 나아졌다고 했지만 종물은 거의 그대로 있고 초음파상 종물 안에 적은 양의 고름들이 나뭇가지처럼 얇고 복잡한 모양으로 분포하고 있었다. 초음파 보면서 주사로 흡입하였는데 고름의 양도 많지 않았고 환자는 많이 아파했다. 또한 종물 주변의 혈관도 많이 분포되어 있어 출혈이 생길 것 같아 걱정도 되었다. 여전히 단단한 종물이 만져져 유방염이 아닌 암일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초음파 유도 하 총생검을 시행하였다. 결과는 다행히도 암이 아니라 만성 육아종성 염증으로 나왔다. 당시에 나는 처음 들어보는 질환이라 책을 찾아봐도 간단히만 나와 있었다. 학회에 가서 교수님에게, 또한 주변의 개업하신 선배 의사들에게 물어봤는데 육아종성 염증은 가끔 외래에서 접하는 질병으로, 치료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발도 잘하여서 환자도 의사도 힘들어하는 병이라는 것이었다. 필요하면 항암제까지도 사용한다고 하여 무척 놀랐던 적이 있었다.

유방의 육아종성 염증은 이름처럼 육아종이라는 덩어리 형태의 염증을 말한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세균 감염이나, 경구 피임약 복용 등이 원인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대부분은 자가면역질환, 즉 내 몸을 내가 공격하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의 작은 유관에서 분비되는 물질(예: 우유)을 이물질로 생각하고 공격하는 면역반응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여성에게 호발하며 특히 최근의 임신 경험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출산 후 수유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진단은 조직검사로 한다. 하지만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방염의 소견을 가지고 있기에 먼저 항생제와 소염진통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육아종성 염증으로 결과가 나오면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행한다. 스테로이드 치료는 먹는 약으로 하던지, 병변 부위에 직접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는 방법이 있다. 스테로이드는 효과도 좋지만, 부작용이 많은 약이라 약을 처방할 때 고민이 많이 되는 약이기도 하다. 또한 고름이 많이 고여 있으면, 주삿바늘로 뽑아내던지 절개 및 배농술을 시행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이기에 면역력을 높여주기 위해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잘못된 식습관과 스트레스 그리고 피로를 피해야 한다.

치료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재발도 잘하는 병이기에 진단받으며 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오랫동안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위에서 만난 환자도 거의 6개월 이상 외래에서 치료했던 기억이 있으며 종물은 작아졌지만 계속 만져져서 국소 마취하에 종물을 제거하고 좋아졌다.

이런저런 환자를 통해 많이 배우고 느끼며 나에게는 귀한 교과서가 되는 것 같다.

박영삼(박영삼세이유외과 원장)

출처 : 전북도민일보(http://www.domin.co.kr)

원문기사 보기 : 유방 육아종성 염증 - 전북도민일보 (domin.co.kr)